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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철의 골프잡학사전] "서울에 골프장이 있을까?"

최종수정 2018.02.01 09:14기사입력 2018.02.01 09:14

1930년 군자리(현재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 조성된 경성골프구락부 전경.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는 과연 몇 개의 골프장이 있을까."

아마추어골퍼들이 현재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없다. 태릉CC(노원구 공릉동)는 군 소속 체력 단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처음부터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내 최초의 골프장이 1921년 용산구 효창원 9홀 코스라는 점이 흥미롭다. 일각에서는 영국인들이 1897년 함경도 원산 세관 구역에 만든 6홀 코스가 최초라는 주장이 있지만 검증된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

효창원은 일제 강점기 조선호텔 지배인 이노하라가 H.E. 던트에게 설계를 의뢰해 2년여 공사 끝에 완공했다. 하지만 1924년 경성부(서울시)가 공원으로 지정해 문을 닫았다. 그 해 청량리(성북구 석관동)에 18홀 코스(파70ㆍ3906야드)가 등장한다. 부지가 좁아 16번홀을 마친 뒤 1, 2번홀을 추가로 플레이했다. 한국인들이 골프를 시작했고, '제1회 전조선골프선수권대회'가 열렸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18홀 정규 규모는 1930년 군자리(광진구 군자동)의 경성골프구락부다. 영친왕이 부지30만평을 무상 임대하고, 건설 비용을 지원했다. 전쟁으로 엉망이 됐다가 1954년 재개장했고, 이름도 서울컨트리클럽으로 바꿨다. 이승만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다. 당시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 장교들이 주말마다 일본 오키나와로 골프 휴가를 떠나는 것을 염려했다.
서울CC는 단순한 골프장의 역할을 넘어 한국 골프의 대표 기구 역할을 수행했다. 여기서 대한골프협회가 탄생했고, 최초의 프로골프대회가 시작됐다. 1972년 어린이대공원에 자리를 내주고, 한양CC(경기도 고양시)와 합병했다. 1958년에는 미8군 용산기지에 미군 전용 18홀이 건설됐지만 1991년 성남시로 이전했다. 관악CC(리베라CC)에는 서울대학교가 들어섰다.

1968년 마사회에서 뚝섬 경마장에 만든 파3코스는 2005년 서울숲이 조성됐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영등포와 난지도 등의 파3코스는 지역 골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모두 폐장됐다. 1981년 남성대(송파구 장지동) 역시 위례 신도시 개발로 2011년 경기도 여주로 이동했다. 서울의 현대화와 함께 골프장들이 모조리 외곽으로 밀려난 셈이다. 시대적 아픔을 간직한 골프 랜드마크들이 사라져 아쉽다.

한국프로골프협회 미디어팀장 zec9@kp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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