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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에서] 이정은6 "럭키식스의 꿈"

최종수정 2016.11.24 09:24기사입력 2016.11.24 09:24

34점 차 초접전 2016 KLPGA투어 신인왕 등극 "겨울특훈으로 내년에는 첫 우승 할래요"

이정은6가 자신의 이름이 만들어진 과정을 설명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백소아 기자 sharp2046@asiae.co.kr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당차지만 마음은 따듯하다.

201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 이정은6(20ㆍ토니모리)의 첫 인상이다. '초정탄산수 챔프' 이소영(19)과 피 말리는 승부 끝에 최고의 신인에 등극했다. 34점 차의 초접전이었다. "평상시 긴장도가 20%였다면 최종전인 ADT캡스에서는 80%나 됐다"는 이정은6는 "올해의 꿈을 이뤄서 기쁘다"면서 "내가 생각해도 잘 했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 "힘들지 않아요"= 이정은6의 수식어가 바로 '효녀골퍼'다. 휠체어를 타고 골프장을 찾는 아버지 이정호씨의 소식이 알려진 뒤다. 아버지가 운전하는 장애인용 자동차를 타고 투어 생활을 하고 있다. "네 살 때 아버지가 덤프트럭을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며 "그 때 하반신 마비가 됐다"고 설명했다.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대하는 마음이 각별하다.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준 가족에 대한 사랑이 가득하다. "아빠에게 웃음을 많이 드리기 위해서 더 열심히 운동을 한 것 같다"고 소개했다. 아버지는 골프를 하지 않지만 딸에게는 정신적 스승이다. ADT캡스 2라운드 도중 플레이가 엉망이어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대회 중 눈물을 보여 혼이 났다"며 "아버지의 질책에 정신이 번쩍 든 뒤 신인왕까지 올랐다"고 했다.

▲ "유쾌한 셀프 디스"= 항상 웃음이 떠나지 않는 '해피 바이러스'를 가졌다. 이정은6는 올 시즌 28개 대회에서 '톱 10'에 7차례 진입했다. 특히 상금랭킹 24위(2억5765만원)에 평균타수 13위(71.68타), 드라이브 샤 샷 비거리 22위(248야드), 페어웨이안착률 26위(78%), 그린적중률 16위(74%), 퍼팅 37위(30.56개) 등 고른 성적으로 '무결점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약점이 없는 선수?"라는 질문에 대답이 걸작이다. "딱히 못하는 건 없지만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다"는 유머 감각을 드러냈다. 가장 자신있는 거리는 8번 아이언을 잡고 치는 130~135m, 보완하고 싶은 부문은 클러치 퍼팅 능력을 꼽았다. "우승이 없던 이유는 확실한 주특기가 없기 때문"이라며 "이번 겨울 태국 전지훈련을 통해 반드시 필살기를 만들어 오겠다"고 자신했다.

이정은6가 "실력과 인성을 두루 갖춘 골퍼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백소아 기자 sharp2046@asiae.co.kr

▲ "럭키세븐이 아니고 럭키식스"= '이정은6'라는 이름의 작명 과정이 재미있다. 아버지 이정호씨와 어머니 주은진씨의 이름에서 한 자씩을 따왔다. 당시 유행했던 작명법이다. KLPGA투어 정회원 중 동명이인이 6명이나 돼 이름 뒤에 '6'가 붙었다. 고향인 전남 순천에서는 벌써 '인기녀'다. 올해 프로에 데뷔한 새내기이지만 팬 클럽 회원이 무려 207명이나 된다.

대회장에서 이정은6의 응원 문구를 들고 다니는 팬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이유다. "제가 매력이 있나 봐요"라는 재치를 곁들였다. 지난 5월에는 '깜짝 선물'을 받고 감동한 적이 있다. 아마추어 활약상이 포함된 앨범을 전달받았다. 요즈음은 '럭키식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팬클럽 투표가 출발점이다. "이제는 투어에서 함께 뛰는 선배들 역시 이름이 아닌 '식스'라고 부른다"고 미소를 지었다.

▲ "실력에 인성 더하기"= 어려서부터 골프에 대한 간절함이 남달랐다. 9세 때 골프를 시작해 초등학교 5학년 때 중단했고, 중학교 3학년 때 다시 힘들게 골프채를 잡았다. 고등학교 2학년인 2013년 베어크리크배와 2014~2015년 호심배 우승,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2관왕 등 뒤늦게 빛을 봤다. "골프를 왜 하는 지 일찍 깨달았다"며 "중학교 때 세미프로를 직업으로 생각할 만큼 절박했다"고 고백했다.

그래서일까. 꿈이 현실적이다. 원대한 목표보다는 짧은 시간 안에 성취감을 느끼는 쪽이다. "국내 최고가 된 뒤 미국이나 일본무대에 진출하고 싶다"는 뻔한 말은 하지 않았다. "올해는 일단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소득"이라며 "내년에는 초심을 잃지 않고 무조건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목표는 "실력을 인정받는 골퍼, 여기에 인성을 갖춘 골퍼"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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