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클럽하우스에서] '유럽의 신인왕' 왕정훈 "다음 목표는 메이저"

최종수정 2016.12.28 10:00기사입력 2016.12.28 10:00

5월 하산2세와 모리셔스오픈에서 EPGA투어 2연승 파란 "아웃사이더에서 한국의 희망으로"

왕정훈이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목표는 메이저 우승"이라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성남(경기도)=윤동주 기자 doso7@asiae.co.kr

[성남(경기도)=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이제는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유럽의 신인왕' 왕정훈(21) 이야기다. 지난 5월 하산2세 트로피와 모리셔스오픈에서 유러피언(EPGA)투어 '2연승'을 일궈내 파란을 일으켰고, 지난달 '플레이오프(PO) 2차전' 네드뱅크챌린지 준우승을 더해 신인상까지 수상했다. "무언가를 이룬 것 같아 기쁘다"며 "골프장에 가면 사인 요청을 받는다"고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23일 경기도 성남 율동공원에서 왕정훈을 만났다.

▲ "아웃사이더에서 주류로"= 아직 어리지만 마음고생이 심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필리핀으로 골프유학을 떠났지만 '이방인'의 설움을 겪었고, 중학교 때는 국내 대회에 등판해 연거푸 우승하자 견제가 들어왔다. 중학교 3학년의 나이지만 2년을 유급하는 바람에 1학년 대회에 출전한 게 화근이 됐다. 탄원서가 빗발쳤고, 대한골프협회(KGA)로부터 자격정지 4년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너무 힘들었다"면서 "골프를 그만두고 싶었다"고 했다.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가 각종 아마추어대회를 석권했지만 박수는커녕 오히려 신변 위협을 당했다. 2012년 결국 나이 제한이 없는 중국투어로 눈을 돌렸고, 불과 16세에 상금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13년에는 아시안(APGA)투어로 영역을 넓혔고, 올해는 하산2세 트로피 깜짝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 "시련은 있어도 좌절은 없다"= 지난 8월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이번에는 바이러스에 의한 뇌수막염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귀국 이후 3주 사이에 체중이 72kg에서 10kg이나 빠졌다. 대학병원과 한방병원 등을 돌아다녔고, 세 차례나 입원을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아시아와 유럽, 미국, 브라질로 이어지는 강행군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아예 음식을 넘길 수가 없어 뼈만 남았을 정도"라고 회상했다. 다행히 한 달 동안 치료를 받은 뒤 기력을 회복해 9월 일본남자프로골프투어(JGTO) 다이아몬드컵에서 워밍업을 시작했고, 11월 터키시에어라인오픈(공동 13위)에서 선전하며 PO에 진출해 레이스투두바이랭킹 16위로 시즌을 마쳤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정말 골프를 못하는 줄 알았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왕정훈이 성남시 율동공원에서 아시아경제과의 인터뷰 도중 포즈를 취했다. 성남(경기도)=윤동주 기자 doso7@asiae.co.kr

▲ "집게 퍼팅그립의 힘으로"= 드라이브 샷 평균 비거리 300야드를 넘나드는 파워에 정교한 아이언 샷을 장착했다. 문제는 퍼팅이다. 지난 3월 인디언오픈을 앞두고 집게 그립을 선택해 터닝 포인트를 만들었다. 지난해 라운드 당 퍼팅 수 28.83개가 28.29개로 줄었다. "새 그립으로 바꾼 첫 대회에서 공동 2위를 차지했다"면서 "퍼팅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왕정훈은 하루에 150개 이상의 공을 치지 않는, 이른바 '천재형'이다. "연습을 많이 하면 살이 빠진다"는 농담을 곁들이면서 "오랜 시간 연습하는 것보다 집중해서 짧게 하는 게 가성비가 높다"고 강조했다. 다음 미션은 '디테일'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나가기 위해서는 기량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며 "쇼트게임에 공을 들일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 "다음 목표는 메이저"= 내년에는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우승컵을 수집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다. 특히 메이저에서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세계랭킹 상위랭커(61위) 자격으로 메이저와 월드골프챔피언십(WCG)시리즈 출전권을 확보했고, 일단 내년 3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WGC시리즈 멕시코챔피언십(총상금 975만 달러)을 정조준한 상황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물론 '명인열전' 마스터스다. "출전 자격이 까다로워 나가기조차 힘들다"면서 "4대 메이저 중에서도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4년 뒤 도쿄올림픽에 대한 기대치를 내비쳤다. 리우올림픽 최종일 4언더파로 분전했지만 전날 6오버파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해 공동 43위에 그친 게 못내 아쉽다. "도쿄올림픽에 나간다면 메달권에 진입할 자신이 있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성남(경기도)=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오늘 본 뉴스